2018년 하반기
막학기라 시간이 많았다. 근데 취업 전선에 뛰어들겠다는 생각도 별로 안들고 무엇보다 너무 하기 싫었다.
막연하게 어떻게든 어디 가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뭘 하고싶은지도 모르고 어딜 가고싶은지도 몰랐다. 대신 확실히 제일 많이 맘편하게 놀았다.
2019년 상반기
졸업.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 졸업이란 미뤄야 하는 것일수도 있다. 특히 나같은 사람들에게..
졸업을 했으니 나는 사회인이고 완벽한 백수였다. 역시 나는 딱히 하고싶은게 없었고 그저 전공을 살려서 남들 알아주는 대기업만 가고자 했다.
기업분석이니 산업분석이니 하는 이유조차 이해를 못했고 서류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진짜 올킬..20군데 정도 넣었는데 다 떨어짐
중소(비슷한) 기업에 면접을 2번 봤다. 두 번 다 내가 만져보지도 않은 리눅스 프로그래밍에 대해 물었다. 결과는 당연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랑 전혀 맞지 않은 직무에 지원했던 거다. 앱이랑 웹 만들던 애가 갑자기 윈도우 프로그램
만들겠다고 와있는거랑 비슷한 거였겠지.
2019년 하반기
딱 하반기 시작날짜인 7월 1일부터 3개월 동안 숙식 제공 교육을 받았다.
이 교육으로 내게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배울 수 있다는 학습 의지와 능력 있는 활발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가만 생각하면 근 1년 중 걱정 없이 가장 바쁘고 행복하게 지냈다.
다만 교육 수강 와중에 하반기 공채가 겹쳐 지원서에 신경을 많이 못 써 상반기와 거의 동일한 자소서를 썼다는 것이다.
10월부터 유투브, 구글링을 참고해서 본격적으로 자소서를 고쳐 나갔다. 똑같은 자소서로 상하반기 둘다 떨어지면 문제가 있다는 거니까 말이다.
경험 정리, 대내외 활동 정리, 심지어 스캔본 정리까지 하고 산업분석 초석까지 만들었다.
자소서 덕인지 아니면 내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넣었던 건지 대기업 전형이 끝나가는 지금에서야 나는 코테, 필기, 과제 전형이 진행되는 중이다.
나는 개발로 진로를 정하고서는 SI 솔루션 제공도 좋고 서비스 개발도 좋다. 둘 중 어디여도 개발 산업이자 현업 현장이고 배울 점은 많을 테니까 말이다.
근데 이렇게 전형들을 거치다 보니 나의 부족한 점이 보인다.
여전히 기업분석은 자소서 마감 당일에 해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내 머리 속에 CS 개념이 정리가 하나도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알고리즘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업 공채는 물론이요 코딩을 주로 하는 교육들에 줄줄이 탈락하고 괜찮아 보였던 중소 SI 기업에도 탈락했다.
이대로 있다간 쓸모없는 사람이 되서 집에만 박힌 사회 무적응자가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 심란한 마음에 블로그 글을 찾아서 읽다가 유료 교육이라도 받아서 실무 경험을 익히라는 것을 봤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뭘 어떻게 만들기는 했는데 나는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어떤 기능이 쓰였는지도 모르고 그저 구글링하다가 코드를 넣고 오류를 고치는 일만 반복했다. 블로그 이야기가 너무 내 이야기라 코딩 유료 교육을 알아보았다. 그 중 괜찮은 곳과 국비교육이랑 별다를바 없는 곳, 너무 비싼 곳이 있었다. 너무 비싼 곳은 괜찮아 보이지만 너무 비싸서 못간다.
괜찮은 곳은 경쟁률이 2:1정도 된다고 한다.
취업하려고 교육을 받는데, 그것도 돈을 내고 받는데 시험을 보고 면담도 하는게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어쩌겠어. 나는 실패를 겪고 다시 일어나 성장하고 싶으니 열심히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는 수밖에 없지.
요즘 마음을 다잡으려고 속으로 다짐하는 말
나는 나의 속도가 있으니 조급해 하지 말자, 비교하지 말자, 나를 깎아내리지 말자. 나는 나로써 잘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