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쿼드 마스터즈 과정 6개월 중 3개월이 지났다. 2020년의 1분기도 지났다. 사실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누군가 말해 줘서 깨달았다.
3개월 동안 정신 없이 열심히는 산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떻게 배우고 성장했는지 기록하기 위해 오늘은 특별하게 분기 회고를 작성해 보려고 한다.
목차
- 1월의 나
- 2월의 나
- 3월의 나
- 잘 하는 것
- 못 하는 것
- 앞으로의 나
1. 1월의 나
적응기.
1월에는 모든 게 어색했고, 혼돈 그 자체였다.
지금 생각을 해 보면 미션을 할 때 독서실 같은 분위기였다 (ㅋㅋㅋ) 세상 조용... 지금은 그럴 틈이 잘 없다. 초반엔 마스터들이 말 좀 하라고 했었다;;
난생 처음 하는 페어 프로그래밍에 혼자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페어 그라운드 룰도 지키기 힘들고 하루 종일 내 짝에 대해 알아보다가 끝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매일 커밋하며 잔디를 채워야지 ~ 했던 다짐도 내 맨탈 잡기에 바빠서 결국 포기했다. TIL이고 뭐고 첫 날부터 밤코하다가 집에 가면 쓰러져 자기 바빴던 나... 근데 집 가서 쓰러져 자는 건 1월이나 3월이나 비슷한 것 같다. 저질 체력..
1월에 재미있던 점은 전공으로 들었지만 막연하거나 정리가 안 된 내용을 복기하면서 정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은 마음도 들었었다. 근데 결국 면접 준비를 하려면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라 한 달 만에 빠르게 짚고 넘어가 키워드 익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가장 마음 편하게 공부했던 시간도 CS를 했던 1월이었다.
2. 2월의 나
본격적인 프론트엔드 개발의 시작.
고통과 재미와 정신승리.
백엔드/프론트엔드/iOS 중에 프론트엔드로 지원했기 때문에 html, css 부터 시작했다. html, css를 학부 때 잠깐 배워 본 적이 있었지만 너무 기초만 배우기도 했고 배운지 오래됐다. 특히나, 한 달 동안 자바스크립트 생각 밖에 안 하다가 갑자기 html, css를 하니 온 몸에서 거부감이 들었다.
div 태그
는 도대체 왜 이리 많은 거지???
이 스타일은 왜 썼는데 적용
이 안 되지???
날고 기는 퍼블리셔들이 곁에 있어서 그런가 더 거부감이 심했던 것 같다. 그래도 옆에서 많이 알려 주고 따로 정리도 해 보면서 지금은 많이 익숙해 졌다.
(그래도 예쁘게 꾸미는 것은 잘 못 하겠다...)
생각해 보면 나는 2월 첫 프로젝트부터 3월까지 한 번도 일찍 끝내 본 적이 없다. (쉽다고 느낀 적도 없다)
그래서 2월 초반에는 다 집에 일찍 가는데 나만 남아 계속 코딩한 기억이 있다.
끊임없이 어렵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흡수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것이고 계속 성장할 것이다 분명히!
2월의 프로젝트
- GitHub 레포지토리를 Fork하고 브랜치를 따서 작업하고 Pull Request를 보내 리뷰를 받는 방식을 이 때부터 사용했다.
- 새삼 다시 보니 커밋 로그가 형편없고, 커밋 단위도 너무 크다.
- 개인 공부를 할 시간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 div 태그에 고통받았지만 재미있었다(즐길 만 한 고통의 감도였다)
- html, css 까지만 페어로 하고 뒤의 기능은 혼자 했다.
- 문제는 페어와 함께 한 코드가 너무 헷갈렸다. 그래서 구조도도 이상하게 그려 보고 난리를 쳤다.(어떻게든 해 보려는 몸부림)
- 이 때는 1주차의 문제를 인지하고 커밋 컨벤션을 따라서 했다. 그래도 커밋 단위는 아직도 너무 컸다. 중간에 refactor & fix 뭐임 ㅋㅋ
- 지금 코드를 보니 메소드 단위를 더 잘게 나눌 수 있었을 것 같다.
- 처음 익스프레스를 써 봤다. 나 혼자 했으면 아직도 못 했을 것이다.. 도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프론트에 고수들이 많은데 먼저 심화적인 부분까지 치고 나가서 (나 혼자서) 비교가 많이 됐다. 근데 애초에 비교하면 안되는 고수들이었음을 몰랐던 과거의 나..
- 조금씩 기능의 단위가 커져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정해 나눠서 작업해야 했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고, 아직도 어렵다.
- 이상한 삽질을 많이 해서 코드도 이상하게 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 지금도 그렇고 젤 아쉬운 점은 코드리뷰를 제대로 반영할 물리적, 심리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좋은 리뷰 차곡차곡 기억해 놓자..
3. 3월의 나
본격적인 팀플의 시작.
실패의 연속, 무너지는 멘탈
3월 부터는 본격적으로 보다 복잡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나는 매주 실패했다. 2월에는 엉망인 코드라도 어쨌든 완성을 시켰다고 생각하는데 3월에 들어서면서 기능 자체를 완성을 못 했다.
1월부터 계속 다짐했던 것이 남과 비교하지 말자
인데, 거듭 실패를 반복하자 뭐라도 더 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내 머리를 점령했다. 실습이나 공부를 더 했어야 하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하기에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시간이 100 중에 20은 되었다면, 요즘에 와서는 0이었다. 주어진 미션에만 정신이 팔려 이걸 못 하면 개발자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은연중에 있었다. 팀에게 피해가 가기 싫었던 마음도 한 몫 했다.
주말이 다가올수록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에 개발의 효율은 바닥을 찍었다. 거의 번아웃이 온 것이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머리와 몸이 안 따라왔다. 나는 왜 이렇게 느리지? 왜 이렇게 응용을 못 하지? 같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나와 내 코드가 혐오스러울 정도였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코드스쿼드 멤버들에게 얘기했고, 이겨낼 수 있는 조언을 많이 얻었다. 한없이 부정적으로 가려는 나를 긍정으로 이끌어 줄 공간과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실패를 굴하지 않는 꾸준함이 있어야 겠지. 그러니까 힘을 내자!
3월의 프로젝트
- HTML 구조도도 그려 보고, UML도 (문법은 잘 지키지 않았지만) 그려 봤다.
- 패턴을 적용시키면 구조와 역할을 그에 맞춰 나눠야 한다. 때려 박는 것이 익숙했던 나는 이 과정이 엄청 어려웠다!! 이게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일단 쓰자!! 의 반복.. 근데 하다 보니 이런 패턴이 먼저 떠올라서 신기했다.
3주차
- 코로나 때문에 거의 집이나 근처 카페에 처박혀서 했는데, 효율이 어마어마하게 극악이었다.
- 다른 팀은 어떤지 상황도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고, 우리 팀도 매일 스크럼을 했지만 무언가 답답했다. 나는 오프라인으로 만나야 만나는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재택근무 어떻게 하지?? (눈물)
4주차
- 전반적으로 코딩을 하기 싫었던 주인 것 같다. 하루에 완성하는 일이 너무 적었다. . 나름의 최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나의 느림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마지막날은 때려쳤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때려치지 않을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해야지..
4. 잘 하는 것
공부한 내용 정리해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1월부터 조금씩 느꼈고, 여러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고 나의 장점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어느 지점에서 성취감을 느끼지?'라고 생각해 봤을 때, 나는 공개된 (사람이 10명 이상 보는) 공간에 내가 올린 글에 다양한 피드백이 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작년 말에 했던 독서토론에서 개인이 성취감을 느끼는 지점에 대해 얘기했던 적이 있다. 예로, 유투브에 영상을 올리는 개발자가 영상을 찍어 올리는 이유가 피드백에 대한 성취감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 성취감이 블로그에서 왔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되는 부분도 있고, 다른 사람의 글을 참고하지만 '나'의 견해를 써 보면서 더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긴 했지만, 따라오는 재미가 더 컸다.
그래서 2월에 특히 여러 주제를 정리해 포스팅을 많이 했고, 이로 인한 정량적 결과도 얻기도 했다.
누적 방문수가 1,000이 넘었다 :D 이런 사소한 성취감이 좋다.
3월에 들어서는 회고 글 말고는 많이 적지 못 했는데, 작은 내용이라도 꾸준히 정리해야겠다.
5. 못 하는 것
시간 관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필요가 있다. 개인 공부(특히 알고리즘)를 프로젝트 핑계로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정말 스터디 하고 싶다 ㅜ ㅜ
멘탈 관리
사실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정이나 컨디션이 잘 바뀌는 편이라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도 최대한 이걸 드러내서 나를 늪에서 건져올려달라고 헬프를 요청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